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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적극 권장했던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뒤로는 윈도우 비스타 DSP 버전의 불법적인 판매 사례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윈도우 비스타 DSP 버전은 조립PC 업체로만 공급되는 일종의 OEM 버전이다. PC를 조립할 때 부품을 추가하는 형태로만 구입 가능하지만 인터넷 오픈마켓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낱개 판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가격이 정품 패키지의 절반 수준이니 윈도우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군침이 돌 수밖에 없다. 그러나 DSP 버전은 'PC 부품 개념'이기 때문에 CPU를 교체하는 등 하드웨어적인 업그레이드를 했을 때 재설치가 안 된다.

비스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MS의 기술지원도 받을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선스 정책상 DSP 버전을 포함해 OEM으로 납품되는 모든 운영체제의 기술 지원은 해당 PC제조사가 하게 돼 있다. PC 없이 낱개로 구입했다면 기술 지원은 물 건너 간 것이다.

 
불법으로 판매되는 윈도우 DSP 패키지
 
알면 다행이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고 DSP 버전을 구입했다면 "한국MS는 기술 지원을 해야 할 책임이 없습니다"란 황당한 답변을 들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DSP 버전의 연간 판매 대수는 1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용산 등 업계에 따르면 이 중 상당수가 낱개 판매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윈도우 비스타의 국내 총 판매 대수가 30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음성적이지만 한국MS 입장에선 작지 않은 시장이다.

한국MS는 처음에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말을 바꿨다. "불법 다운로드가 만연한 국내 환경에서 DSP 버전이라도 구입하는 소비자가 어떤 면에서는 고맙게 느껴진다"고 까지 했다.

고맙다고 말하지만 소비자에게 책임은 지지 않는다. 불법 판매상은 DSP 버전을 많이 팔아 판매 장려금을 듬뿍 받고 한국MS는 매출이 늘어난다. 게다가 사후 지원을 해줘야 할 이유도 없다. 모든 책임은 소비자가 져야 한다.

지난 2006년 12월 한국MS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에 납품된 윈도우XP DSP 버전이 재판매되는 사실을 인지하고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윈도우XP '위조품'을 주의하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용산 등 총판에는 이러한 사실을 공문으로 알리는가 하면 돈 들여 광고까지 집행했다. "모르고 산 소비자도 피해(시리얼 차단)를 볼 수 있다"는 단호한 내용이었다. 용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건으로 일부 사용자가 시리얼이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재판매'되지 않는 DSP 버전의 불법적인 판매 사례는 묵인하고 있다. 판매자는 지켜주고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이 한국MS의 정책이었는지 궁금하다.

출처 : [전자신문] 5월 16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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